며칠 전, 첫 책이 나왔습니다. 『기본이 멀리 간다』. 오도독이라는 이름을 짓기 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말이었습니다. 이제 그 말이 한 권의 책이 되어 손에 잡히는 형태로 나왔습니다.
이 책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.
8년, 주방에서 배운 것
8년 넘게 요리사로 일했습니다. 처음엔 홀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갔다가, 어쩌다 주방에 서 있게 됐고, 그렇게 요리사 생활이 시작됐습니다.
그 시절엔 멋있어 보이고 싶었습니다. 빠른 칼질, 화려한 플레이팅, 남들과 다른 방식. 그런 것들에 자꾸 마음이 갔습니다.
하지만 실제 주방에서 제가 가장 많이 한 일은 반복이었습니다. 재료를 손질하고, 칼을 닦고, 정리하고, 청소하고. 같은 동작을 하루에도 수없이 되풀이했습니다.
"왜 이렇게 기본적인 것만 계속해야 하지?" 그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.
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한 가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 기본이 흔들리는 사람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것. 바쁜 시간, 주문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 진짜 실력이 드러났습니다. 평소엔 비슷해 보이던 사람들이 그 순간부터 갈렸습니다. 기본이 단단한 사람은 손이 흐트러지지 않았고, 요령으로 버텨온 사람은 그때 무너졌습니다.
그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다가, 어느 순간 이게 요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책이 아니라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
이 책은 사실 누군가에게 멋진 말을 해주려고 쓴 게 아닙니다. 매일 흔들리는 저 자신을 붙잡으려고 쓰기 시작한 글이었습니다. 그래서 한 줄 한 줄 쓸 때마다, 그 메시지가 저에게 가장 먼저 와닿았습니다.
책을 다 썼다고 해서 목표한 곳에 도착한 것도 아닙니다. 요식업에서는 그래도 단단한 신념과 원칙이 있었지만, 새로 시작한 온라인 마케팅이라는 분야에서는 지금도 매일 흔들립니다. 그 점은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습니다.
완성된 사람이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, 앞으로 나아가는 중인 사람이 같이 걷자고 손을 내미는 책이고 싶었습니다.
어떤 내용을 담았는지
프롤로그와 4개의 장,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했습니다.
1장. 사람들은 왜 기본을 잊을까 — 당장의 결과를 원하는 마음, 화려함에 눈이 가는 이유, 지름길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.
2장. 기본 위에 쌓이는 결과 — 시간의 밀도, 기록의 힘, 반복의 가치처럼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결국 쌓이는 것들을 다룹니다.
3장. 기본이 실전에서 무기가 될 때 — 기본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, 시장에서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.
4장. 결국, 마지막에 남는 것은 기본이다 — 초심, 신념,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"기본이 멀리간다"라는 메시지로 마무리합니다.
거창한 성공 비법은 담지 않았습니다.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기본을 매일 지키는 것, 그게 다였습니다. 다만 그 기본을 매일 지키는 일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, 그 어려움을 함께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.
오도독과 이 책은 같은 뿌리입니다
오도독을 시작하면서 늘 같은 말을 반복해왔습니다. "기본이 멀리 갑니다." 플레이스를 이야기할 때도, SEO를 이야기할 때도,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하나였습니다. 화려한 기술보다 기본이 오래간다는 것.
이 책은 그 말이 어디서 시작됐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. 주방에서 배운 것을 브랜딩과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그대로 옮겨온 것뿐입니다. 여전히 흔들리고, 여전히 의심이 들지만, 그럼에도 기본을 놓지 않으려는 이유가 이 책 안에 담겨 있습니다.
어딘가에서 비슷하게 고민하고, 비슷하게 흔들리고, 비슷하게 매일을 견디는 누군가에게 이 책이 닿았으면 좋겠습니다. "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"라는 한 줄이 어떤 날 위로가 될 수 있다면,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.
같이 가겠습니다. 천천히, 그러나 매일 한 걸음씩.
기본이 멀리 갑니다.